월간 페스티벌 트렌드

Festival Trends Monthly · 세계 페스티벌 현장에서 우리 동네까지
VOL. 1
2026년 5월호
발행 2026.05.26
이번 호의 본질 한 줄: 페스티벌과 이벤트 산업이 ‘감각의 산업’에서 ‘숫자로 말하는 산업’으로 옮겨가는 분기점이 보인다. 같은 주에 세계 여러 매체가 이벤트 산업의 규모를 측정하고(T1), 측정 방법을 표준 가이드로 묶었으며(T2), 영국 라이브 이벤트 산업은 2030년까지의 기후 약속을 함께 만들기 시작했다(T3). 세계 이벤트 산업의 두 큰 단체가 같은 주에 기후 행동 속도를 올린 것은(T6) 한 번의 발표가 아니라 산업 약속이 만들어지는 첫 신호로 읽힌다.
02

현장 들여다보기

이번 호가 깊게 들여다본 세 곳 · 영국 · 한국 · 일본
사례 01 · 영국

Boomtown Fair — 디지털 은행이 뽑은 ‘가장 가성비 좋은 페스티벌’

시기
2026년 시즌
장소
영국 햄프셔
선정 주체
영국의 한 디지털 은행

영국의 한 디지털 은행이 2026년 영국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페스티벌로 Boomtown Fair를 꼽았다. 선정한 주체가 페스티벌 산업의 내부가 아니라, 사람들의 결제 데이터를 가진 금융 회사였다는 점이 새로운 신호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세 가지

페스티벌의 평가가 매체와 업계의 손에서 결제 데이터를 가진 금융 회사의 손으로 옮겨가고 있다. 은행은 누가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알 수 있고, 그 데이터를 모으면 페스티벌별 가성비가 자연스럽게 보인다.

출연진(라인업, lineup, 출연진 구성)이나 규모가 아니라 ‘같은 돈을 쓸 때 어떤 경험을 주는가’라는 새로운 평가 축이 등장하고 있다. 경기가 둔화될수록 관객의 결정은 가격 대비 가치 쪽으로 더 빨리 옮겨간다.

은행 같은 결제 회사가 페스티벌의 데이터 파트너로 들어오는 시대가 본격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카카오페이·토스 같은 결제 회사가 비슷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에게 주는 의미

한국 페스티벌도 결제 회사와의 데이터 협업을 후원의 새 형태로 검토할 수 있다. “페스티벌 가성비 리포트”를 결제 회사와 함께 발표하는 모델은 관객 분석에도, 후원 협상에도, 정책 협상에도 쓸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사례 02 · 한국

2026 인천 스카이하운즈 도그스포츠 페스티벌 — 새로운 페스티벌의 등장

시기
2026년 5월
장소
인천
분야
도그스포츠(새로운 분야)

2026년 5월 인천에서 도그스포츠를 주제로 한 페스티벌이 열렸다. 반려동물 문화가 성숙해진 흐름과 페스티벌이 다루는 주제가 다양해지는 흐름이 만난, 비교적 새로운 분야의 페스티벌이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세 가지

그동안 음악·음식·예술이 중심이던 한국 페스티벌 시장이 반려동물·라이프스타일 같은 새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관객의 정체성과 연결되는 페스티벌이 점점 늘어나는 큰 흐름의 한 장면이다.

인천이라는 도시에서 새로운 분야의 페스티벌이 열렸다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페스티벌 지원이 음악·전통 문화를 넘어 새 분야까지 열려 있다는 신호다. 지자체의 페스티벌 지원 분류표도 곧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넓어져야 한다.

새로운 분야의 페스티벌은 안전·환경·운영 매뉴얼을 기존 페스티벌에서 그대로 가져올 수 없다. 예를 들어 도그스포츠 페스티벌은 동물의 안전·위생·경기 규칙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 주는 의미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페스티벌은 음악 페스티벌과 다른 매력을 가진다 — 관객이 자주 다시 오고, 1인당 쓰는 돈이 다른 패턴을 보인다. 지자체가 페스티벌 지원사업을 다시 설계할 때 이 분야를 별도의 트랙으로 두는 것을 검토할 만하다.

사례 03 · 일본

관광과 페스티벌이 만나는 자리 — 일본 인바운드 데이 2026

시기
2026년 8월
장소
일본
주최
일본의 한 이벤트 산업 매체

2026년 8월 일본에서 ‘인바운드 데이 2026’이 열린다. 축구 선수 출신 사업가, 지역 잡화 브랜드, 지역 셔츠 브랜드 등 일본의 외국인 관광 분야 최전선의 리더 네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새로운 형태의 페스티벌이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세 가지

외국인 관광은 지역 콘텐츠·소비·머무는 시간으로 측정되는 산업이다. 이것을 페스티벌 형태로 묶는다는 것은, 지역 페스티벌과 관광 산업과 이벤트 산업 세 가지가 만나는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한 명의 유명인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네 명의 리더를 누가 어떻게 모았는가라는 큐레이션 자체가 페스티벌의 무대가 된다. 페스티벌이 콘텐츠를 보여주는 자리에서 콘텐츠를 골라내는 자리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지역 잡화 브랜드와 셔츠 브랜드가 페스티벌 무대에 큰 회사들과 같은 자리로 오른다는 점도 새롭다. 지역 브랜드가 페스티벌과 직접 만나는 모델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에게 주는 의미

한국에서도 외국인 관광과 페스티벌을 함께 묶는 모델은 K-콘텐츠 관광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길이 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자라섬 재즈·원아시아 페스티벌 같은 행사가 외국인 관광 리더들의 큐레이션 자리를 부속 행사로 시도해 볼 만하다.

03

숫자로 보는 이번 달

이번 달 페스티벌·이벤트 관련 신호 100여 건이 어디로 흐르고 있을까
2026년 5월 12일 ~ 25일 동안 페스티벌·이벤트 분야에서 모인 신호의 큰 주제 분포
모인 신호 100여 건 중 80% 이상이 페스티벌과 이벤트 운영에 직접 닿는 신호였다. 나머지는 다른 분야(미식·디자인·도시 라이프스타일 등)로 분류돼 이번 호에는 담지 않았다.
이번 달 숫자가 말해주는 것. 페스티벌 산업의 이야기 가운데 이벤트 기술과 측정에 관한 내용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동시에 지속가능성에 관한 이야기가 산업 단체의 발표와 함께 묶여 나오는 흐름도 분명하다. 페스티벌이라는 산업이 ‘감각’에서 ‘숫자’로, 그리고 ‘책임’으로 자기 언어를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
04

편집장의 글

월간 페스티벌 트렌드 편집부의 두 가지 관점

① 페스티벌이 숫자로 말하기 시작했다

같은 주에 세계의 세 매체가 비슷한 주제를 동시에 다루는 일은 흔치 않다. 한 매체는 이벤트 산업의 규모를 1조 달러 단위로 정리했고, 다른 매체는 이벤트의 효과를 측정하는 표준 가이드를 패키지로 묶었다. 세 번째 매체는 산업 전체가 함께 쓰는 비교 도구의 새 버전을 공개했다.

그동안 페스티벌은 ‘경험의 산업’이라고 불려 왔다. 멋진 표현이지만, 후원 협상이나 정책 협상의 자리에서는 약점이 되기도 했다. 다른 산업이 매출과 일자리로 자기를 말할 때, 페스티벌은 감동과 추억으로만 말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달의 신호는 다른 시간을 가리킨다 — 페스티벌도 숫자로 자기 가치를 말하는 시대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오고 있다.

— 월간 페스티벌 트렌드 편집부

② 기후 의제, 페스티벌의 일부가 되다

같은 주에 영국의 라이브 이벤트 산업이 2030년까지의 기후 약속을 발표했고, 세계 이벤트 산업의 두 큰 단체가 기후 행동에 속도를 올렸다. 지속가능성이 더 이상 페스티벌의 부가 요소가 아니라, 운영의 기본 조건으로 들어오는 흐름이다.

한국은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야외 페스티벌의 성수기인데, 그 시기가 곧 폭염과 장마의 시기이기도 하다. 세계의 모범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보다, 우리의 기후에 맞춰 적응하는 형태로 풀어가는 길이 더 적합할 것이다. 다가오는 여름, 우리가 마주할 페스티벌은 화려한 무대뿐 아니라 더 정직하고 더 책임 있는 운영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 월간 페스티벌 트렌드 편집부
05

다음 호 예고

Vol.2 · 2026년 6월호
다음 호 예고

여름, 페스티벌이 숫자와 책임을 쓰는 첫 시즌

  • 6월 페스티벌 후원 제안서, 어떤 새 언어가 들어왔는가
  • 한국 페스티벌 협회는 기후 약속을 만들고 있을까
  • 결제 회사와 페스티벌, 데이터로 협업하는 첫 사례를 찾는다
  • 인천 스카이하운즈 도그스포츠 페스티벌 운영팀 인터뷰
  • 외국인 관광과 페스티벌이 만나는 한국형 모델을 살펴본다